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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추가지정 파장
“제대로된 교통망도 없는데…”
“다음 선거때 보자” 거센비난
고양일산·김포한강·인천검단
‘직격탄’맞게된 주민들 분개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7일 경기 고양시 창릉·부천시 대장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하면서 1·2기 신도시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블로그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검단·김포 한강·고양 일산·파주 운정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항의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주택 공급 증가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고, 서울에서 더 가깝고 자족기능을 강화한 3기 신도시가 기존 신도시의 인구를 흡수해 가뜩이나 베드타운 기능만 하는 기존 신도시들이 낙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8일 주택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남양주 왕숙·인천 계양·하남 교산·과천에 이어 하루 전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3기 신도시에 새로 지정되면서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서는 고양 일산신도시, 2기 신도시 중에서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이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 검단은 지난해 같은 인천권이면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 우수한 계양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데 이어 계양과 거의 붙어 있는 부천 대장까지 추가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 ‘한신더휴’, ‘센트럴푸르지오’ 등 올 초 검단 내 분양 단지들은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됐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67건에 불과했던 미분양은 올 2월 739건으로 늘어났고 3월에는 1386건까지 치솟았다.
김 장관 지역구인 고양 일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산은 고양 서부권으로 동부권인 원흥·향동·화정·삼송지구 택지개발로 새 아파트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붙어있는 동부권 창릉(덕양구)이 3기 신도시에 추가됐다. 김 장관 블로그에는 이날 “제대로 된 교통망도 없이 신음 중인 주민 목에 칼을 꽂는다는 것이냐”, “다음 선거 때보자”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산 서북쪽인 파주 운정 주민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경기북부 2기 신도시 주민을 죽이지 말고 3기 신도시 지정 발표를 즉각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1·2기 신도시의 미분양 증가·집값하락 가능성에 대해 “영향이 일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주택수요, 교통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3기 신도시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추가 신도시로 인한 공급과잉은 지역사회에 부담”이라며 “공급시기를 유연하게 조율하고, 기존 택지지구와의 연계개발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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