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싸진다는데… 부동산시장, 계속 식을까
역대 최대 규제로 불리는 9·13 부동산대책이 1년을 맞는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 아파트값은 8개월여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하락폭은 차츰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정부는 추가적인 규제를 시사했다. 부동산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존재한다.
사진=뉴스1
◆금리인하 vs 추가규제
한국감정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이달 둘째 주 전국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0.06%를 기록해 하락세를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해 31주 연속 내렸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0.01%포인트 축소됐다.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한 구는 6개에서 11개로 늘어났고 대한민국 부동산1번지 강남구는 34주 만에 아파트값이 상승전환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이 8개월 넘게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반등신호가 나타날 타이밍으로 해석했다. 더구나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발언을 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만약 금리인하가 이뤄질 경우 부동산 상승까지는 아니라도 하락세를 막을 수 있는 최대 이슈가 된다. 다만 금리인하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예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이 대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지금 시장은 예전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금리인하는 분명 부동산시장에 호재지만 금리를 낮춰 시장이 활성화되는 데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도 주목받는 이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오는 9월 예산편성 전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와 서울, 경기 남양주를 잇는 GTX-B 노선은 수도권 출퇴근시간을 단축시켜 부동산 대형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악재도 만만치않다. 가장 큰 악재는 정부의 추가규제다. 더불어민주당은 강남 집값이 반등하자 즉각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최근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1000조원이라는 돈 중에 아주 일부라도 부동산으로 몰리면 가격 폭등이 예상된다"며 "당정 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3기신도시 1~3차 후보지가 발표 완료, 사업이 가시화되면 수도권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전망에 대한 불안,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 등이 부동산 매수를 움츠러들게 해 하반기 집값 상승은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