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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서울, 수도권 분양단지 ‘계약금 10%’ 조건 부활…무상 옵션도 늘어나는 추세]
이달 초 한양이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견본주택 앞에서 방문객들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출 규제 강화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졌다. 계약금 비중을 낮출 뿐 아니라 발코니 확장 등 무상 옵션 제공 사례가 늘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수도권 인기 단지에서도 미계약분이 발생하면서 나타난 ‘고육지책’이다.
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청약 호황기에 20%로 오른 아파트 청약 계약금 비율이 최근 다시 10%로 낮아지는 추세다.
대우건설이 이달 동작구 사당동에 공급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59㎡와 84㎡형의 계약금 비중을 10%로 낮출 예정이다. 사당3구역을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 3000만원 안팎으로 일부 가구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양이 지난달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분양한 최고 59층 주상복합단지 ‘동대문 한양수자인192’은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점을 고려해 건설사가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했다.
대림산업이 오는 2일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서 분양하는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의 계약금 비율은 15%다. 지난해 5월 감일지구에서 분양한 ‘하남 포웰시티’ 계약금 비중보다 5%포인트 낮췄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1629만원로 모든 세대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수요자 부담을 고려해 계약금 비중을 하향 조정했다.
한화건설이 지난달 19일 견본주택을 개장한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수지 동천 꿈에그린’은 계약금을 분양가의 10%만 받고, 중도금 60%는 무이자 제공 조건으로 분양했다.
올해 초 디벨로퍼 엠디엠이 분양한 ‘광진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는 뛰어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3.3㎡당 평균 3370만원)가 높아 미계약분이 속출했다. 결국 엠디엠은 계약금 비중을 10%로 낮추고, 금융기관 연대보증을 통해 중도금의 4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3월말 90%가 넘었던 미분양율은 최근 3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고양시 일산서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일산 어반스카이’는 약 10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비를 무상 서비스로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서울, 수도권 분양시장은 전반적으로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서울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8.6대 1로 지난해 4분기(37.5대 1)와 비교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1순위 마감 단지 평균 청약가점은 57점에서 44점으로 하락했다.
청약 제도가 무주택자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지난해 급등한 아파트값이 신규 분양가에 반영돼 자금 조달이 어려운 9억 초과 단지가 늘어난 결과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에서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100% 본인 자금으로 청약하는 비중은 낮다”며 “신규 분양가가 많이 올라 예전보다 청약 수요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비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와 입지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현상이 심화 될 것으로 본다. 이에 서울 시내에서도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단지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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