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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실수요자도, 건설·시행 등 관련업계도, 조합원들도 갈피를 못 잡는 주택시장이다. 정부가 갑작스레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카드를 꺼내들자 일어난 변화다. 하지만 언급만 했을 뿐 실제 제도 시행 여부, 구체적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아 시장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주택 분양을 고려하던 주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나 사업 시행자들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다.
지난달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변 시세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게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내놓은 이후 이들 단지는 후분양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다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을 고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패닉에 빠졌다. 후분양으로 HUG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 했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후분양을 하더라도 당초 계획보다 20~25%가량 낮은 분양가가 책정돼 손실이 불가피해져서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주택공급이 급감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가장 난감한 것은 서울 아파트 입성을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다. 수년을 아끼고 아껴 목돈을 모아 하반기 청약을 계획했지만 분양이 지연된데다 새 아파트 공급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로또 청약을 기다릴지, 무작정 기다리느니 지금이라도 청약을 받아야 할 지 고민이 크다.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커 자칫 닭 쫓던 개 신세가 될까 두렵다.
주택시장이 이처럼 카오스 상태가 됐는데도 국토부는 수주일째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검토 중이라는 떠보기식 태도로 이를 방치하고 있다.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고 예측 가능한 행정을 펴야 할 정부가 불확실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박미주 기자 / 사진제공=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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