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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기 정부규제 역풍
강남권 대형 몸값까지 높여
서울 서초 반포동 소재 래미안퍼스티지 전경.
서울 강남권 신축 대형 면적 실거래가격이 30억원 중반대에 속속 안착하고 있다. 반포·압구정 등 부촌에서 국민 면적으로 불리는 전용 84㎡ 거래가격이 20억원을 돌파한 지 2년도 채 안 돼 대형에서마저 30억원 중반대 벽을 뚫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각종 규제가 오히려 희소성 높은 신축 아파트 가격만 올려놨다는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는 중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초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가 34억5000만원에 거래완료됐다. 이 아파트 전용 91㎡ 역시 지난달 말 26억7000만원에 거래가 완료돼 신고가를 썼다. 서초구 반포 일대에서도 신축 중대형이 속속 30억원대에 안착했다. 신반포자이 전용 114㎡는 7월 말 32억원에 팔렸고,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7㎡는 지난 15일 34억원에, 전용 115㎡는 20일 33억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입주 10년 내외인 새 아파트 위주로 이처럼 중대형에서마저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비단 신축만의 현상도 아니다.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우성1차 전용 158㎡는 7월 중순 36억원에 거래가 완료됐고, 개포우성2차의 전용 127㎡도 32억원에 팔려 나갔다. 역시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인 삼성동 홍실도 전용 162㎡가 지난달 초 30억7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엄포에도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용면적이 84㎡ 이하인 중소형이 아파트 시장의 대세라고 불리지만, 강남권에서만큼은 중대형 선호도가 유난히 높은 편이다. 워낙에 중소형 위주로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다 보니 중대형이 귀해 나타난 기현상이다. 또 똘똘한 한 채 움직임에 대형 한 채로 자산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규제 이후 나타나면서 다른 지역보다 중대형 몸값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발표까지 나오면서 신축 중대형 시장은 더 달아오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올해가 지나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연내 밀어내기 분양이 있다고 해도 전매에 10년이라는 제한이 붙고 무주택, 그중에서도 고가점자가 아니면 사실상 당첨이 어렵다는 관측이 동시에 작용해 결국에는 신축 아파트 매매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거래가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던 상황에서 신고가가 나왔던 작년 말, 올해 초와 달리 거래 건수도 늘었다.
거래절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썰렁했던 강남권의 기존 아파트 매매 거래는 여름 들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서 집계가 거의 마무리돼 가는 6월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강남구에서 583건, 서초구에서 342건, 송파구에서 729건이 이뤄졌다. 이는 전달 대비 1.5~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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