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로또청약 열기에도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 30대가 크게 늘어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30대는 오히려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30대들이 청약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아 당첨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자 청약을 포기하고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10월(신고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8274건 중에서 30대의 비중은 31.2%(2581건)로 가장 높았다. 이는 40대 28.7%(2371건), 50대 19.0%(1575건)를 웃도는 수준이다.
30대가 매입한 아파트를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2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북구(161건), 송파구(160건), 강서구(150건), 성동구(140건) 등 순이다.
올해(1~10월) 누적 기준으로도 30대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8%(1만3457건)로, 40대 28.1%(1만3115건)을 앞서고 있다.
올해 30대가 아파트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지난해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가점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의 평균 가점은 53.8으로, 지난해보다 3.8점 낮아졌다. 송파구(68.5점), 강남구(65.4점), 동작구(65.2점), 성북구(64.7점), 서초구(60.3점) 등은 평균 60점을 웃돈다.
청약가점은 무주택 기간(30세부터 인정·최대 32점 만점),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만점) 등을 다 따져 84점 만점으로 구성되는 데, 30대의 경우 이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평균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로또 청약 열기가 거세지면서, 곳곳에서 만점에 가까운 청약점수로 당첨이 되는 사례가 늘면서 30대의 청약 의지를 꺾고 있다.
여기에 상한제 시행 예고에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향후 집값이 더 뛸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동시에 기대감을 안고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0대의 주택매입은 아파트에 집중되는 경향이 다른 연령에 비해 높다. 10월 주택거래량을 놓고 보면, 30대가 매입한 주택(3456건) 중 아파트가 74.7%로 나타나 같은 기간 40대(66.2%)보다 높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30대가 주택 매입에 나서는 상황과 관련해 "청약을 통한 집 장만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노원구, 성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에서 30대의 불리한 청약가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