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3단지 앞에 걸린 현수막. /사진=김창성 기자
정밀안전진단 신청 봇물
주민열망 가득… “거품꼈다” 비판적 시각도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가 재건축 기대감에 부풀었다. 목동주공아파트가 잇따라 정밀 안전진단을 신청하며 재건축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서다.
기존에 안전진단을 접수 한 5·8·9·11단지에 이어 12·13·14단지가 신청했고 1·2·4단지도 추가 신청을 완료해 현재까지 총 11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접수했다.
여기에 3·7·10단지도 안전진단을 위한 입주민 모금을 진행 중이다. 각 단지는 곳곳에 안전진단비용 모금을 독려하는 현수막을 걸고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노후아파트 비율이 높은 만큼 재건축을 통해 미래가치가 풍부한 동네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짙다.
주민들도 성공적인 재건축 추진을 자신하는 목동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까.
◆“우리는 서쪽의 강남”
“서울 서쪽의 강남은 단연 목동이죠.”
목동3단지 주민 A씨는 이같이 말했다.
주거 밀집지역이면서도 업무지구와 멀지 않고 공원·안양천·한강 등도 가까워 주거여건이 쾌적한 점도 목동의 장점이라고 치켜세운다.
A씨는 자녀들의 교육여건도 우수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목동학원가는 대치동·중계동과 함께 사교육 1번지라 불리며 여전히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냐”며
“방학철 뿐만 아니라 수시로 매매·전세 문의가 이어질 만큼 입성하고 싶은 동네”라고 덧붙였다.
공인중개업소에서도 목동 일대의 들뜬 분위기를 설명했다. 3단지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유주들이 합심해 재건축 붐을 일으키고 있어 사업 추진이 수월하다”며
“강남이나 용산구 등 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해 보이지만 내부 열기가 뜨겁고 문의전화도 빗발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각종 변수가 있겠지만 이는 소유주들이 모두 감안하는 부분”이라며
“다른 지역의 재건축 추진 단지가 지자체 등과 마찰을 빚어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목동주공아파트 소유주들은 최대한 걸림돌 없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싶어한다”고 귀띔했다.
목동6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4단지 주민 C씨도 거들었다. 그는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모습을 보면 소유주들의 사업 열망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지 않냐”며
“수억원의 비용이 필요함에도 참여도가 높고 단기간에 모금을 완료할 정도로 긍정적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목동주공아파트 곳곳은 현수막으로 도배됐다. 시공 참여 의사를 밝힌 건설사의 재건축설명회 현수막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안전진단 모금운동 관련 현수막이다.
이미 모금을 완료한 단지도 있고 목표금액 돌파를 앞둔 단지도 있다.
대체로 가구당 50만원 이상의 금액이지만 소유주들은 아까운 비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6단지 주민 D씨는 “3일 만에 3억원의 비용을 모은 단지도 있을 만큼 재건축을 바라는 목동주공아파트 소유주의 단결력이 대단하다”며
“사업 완료까지 긴 여정이 예상되지만 충분한 미래가치를 품었다는 데 주민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가 16억… 시큰둥한 시각도
재건축 기대감에 곳곳이 들썩이는 목동주공아파트는 14단지까지 있으며 총 2만7000가구 규모다.
지하철 5호선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1~7단지까지 있고 남쪽에는 8~14단지까지 들어섰다.
행정구역상 목동에 속하는 1~7단지는 1985~1988년에 완공됐고 신정동에 속하는 8~14단지는 1987~1988년 지어졌다.
모든 단지가 재건축 연한(30년)을 넘었지만 그동안 시장의 관심은 온통 강남에 쏠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그럼에도 목동 주민들은 서울 서쪽의 강남이라고 자부한다.
8단지 주민 E씨는 “목동이 아닌 단지까지 단지명에 모두 목동을 넣는 것을 보면 시장에서 목동을 바라보는 위치가 가늠된다”고 말했다.
9단지 주민 F씨도 “교통·교육여건이 우수하고 백화점·마트 등 생활편의시설 이용까지 편리해 노후아파트만 빼면 완성형 신도시나 다름없다”고 치켜세웠다.
매매가도 지속 오름세다. 특히 교통여건이 편리하고 생활인프라 접근성이 우수한 7단지의 인기가 가장 높은 분위기다.
인근 G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1억6500만원에 거래된 7단지 전용면적 66.6㎡(12층)는 최근 같은층 매물이 3억원가량 뛴 14억7000만원에 팔렸다.
목동11단지 앞에 걸린 현수막. /사진=김창성 기자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7단지는 목동역이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학교·학원가·마트·백화점 등 걸어서 갈 수 있는 교육·편의시설도 풍부해 문의가 가장 많고 인기도 높다”며
“고층에 넓은 면적의 경우 호가가 16억원 이상이고 전세가격도 최대 9억원 이상 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목동 내부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시큰둥한 시각도 있다.
목동은 노후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추진 단지가 몰린 곳이지만 그만큼의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는 것.
신도림동에 사는 H씨는 “가끔 지나다가 목동 시세를 보면 거품이 많이 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재건축이 추진되는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고 ‘경축’이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건 민망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목동 11단지 전세 거주자인 I씨는 “꾸준한 학군 수요가 있어 전세가격이 비싼 것을 제외하면 목동 아파트값은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편의시설 등이 밀집해 있고 새 아파트가 많은 5호선 목동·오목교역 인근을 제외하면 다른 단지는 과대평가된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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